「한 잔의 차 앞에서는 천하인조차 병기를 잊게 한다. 좁은 다실에서 마음을 가라앉히면 와비의 길과 난세에서 가장 얻기 어려운 평정을 내어 준다。」
생애
천하 제일의 다두
천하를 향한 큰 뜻
사카이 대상인들이 겨루는 화려한 다풍을 물리치고 간소하고 맑은 자신의 「와비차」를 완성해 차의 본질을 한 잔과 한마음의 경지로 되돌리는 것.
사카이 상인들은 부를 뽐내려 다실에 천하의 중국 명기를 늘어놓고 다도를 허영의 도구로 타락시키고 있었다. 스승 조오의 가르침을 이은 사람으로서 차의 진수는 좁은 초암과 소박한 다기,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만남에 있다고 확신했다. 이 사치스러운 세태에 맞서 와비차의 길을 열고자 했다.
세상의 화려한 풍조에 영합하고 부자의 과시에 굴복하면 다도의 길은 대상인의 유흥으로 전락하고 평생 믿은 와비와 적막의 정신은 세상에 뿌리내리지 못한다.
- 사카이 대상인들은 중국 명기를 자랑하며 소박한 와비차를 초라하고 가난하다 멸시했다.
- 다도 여러 유파가 각각 문을 걸어 잠그고 새 풍조를 세우는 이를 비방했다.
- 생선 도매 가업과 다도 연구를 함께 하느라 마음과 힘을 쏟을 시간 확보에 애를 먹었다.
성격과 신념
다도의 간소하고 고요한 아름다움을 어떤 권세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고고한 긍지로 지키는 일.
사카이의 평범한 상인이자 다인에서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두로 발탁되어 다도가 서민의 소박한 즐거움에서 천하인의 위광과 부를 뽐내는 정치 도구로 변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러기에 권력에 아첨하지 않고 차의 초심과 와비의 정신을 지키는 일만을 평생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한 잔의 차에 담긴 고요한 아름다움과 와비의 마음을 진정으로 아는 이에게는 자신이 쌓은 모든 것을 아낌없이 건넨다.
다도의 간소한 경지를 권력자의 허식과 오만에 아첨하며 타협하는 것.
역사의 발자취
마지막 장과 최후
1591년 (향년 70세)다이토쿠지 산문에 자신의 목상을 안치한 일과 다기 감정을 둘러싼 불화로 히데요시의 격노를 샀고, 주라쿠다이 저택에서 할복을 명받았다. 제자들의 사면 탄원도 닿지 않았다. 마지막 다회를 조용히 치르고 사세게를 남긴 뒤 단도를 들고 태연히 배를 갈랐다. 향년 70세.
「좁은 다실에서 천하의 무사들이 칼을 풀고 한 잔의 녹차 앞에서 전국 시대의 살벌함을 잊게 한 기이한 다성. 마지막에는 자신이 지켜 온 한 줄기 기개 때문에 천하인의 칼에 쓰러졌다. 천하를 무릎 꿇린 차도 차를 우리던 자신을 구하지는 못했다. 그것이 평생을 걸고 완성한 ‘와비’의 종착점이었을까。」